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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은 원래 기차역이었다.







 

원래 기차역으로 쓰였던 건물인 오르세. 하지만 그것도 1900년부터 1939년에 이르는 겨우 39년 동안의 짧은 기간이었을 뿐이다. 어쩌면 오르세는 처음부터 미술관으로 쓰이기 위해 지어진 것 같다. 그 안에는 1848년에서 1914년에 이르는 짧지만 지극히 찬란한 기간의 회화, 조각, 사진, 장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인상파 회화가 중심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렇게 전문적인 분야에 집중한 미술관을 찾는 것은 언제나 행복하다. 오르세를 걸으면 인상파의 숲을 산책하는 것이 된다. 숲길에서 사랑하는 화가들도 만나고 나무에 걸린 매력적인 작품에 마음도 빼앗긴다. 미술관에는 우선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 프랑스 출생1841-1919)가 있다. 그의 작품으로 먼저 <습작. 토르소, 햇빛의 효과 étude. torse, l’éffet de soleil>18를 본다. 그림은 르누아르가 아직 세상으로 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던 시기인 1870년대에 그려졌다. 이 그림이 인상파의 두 번째 전시회에 걸렸을 때 그는 심한 조롱을 받기도 했다. 역시 인상파에 대한 주된 비판인‘형체가 엉망으로 흐트러져서 잘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이유였다.

  

 

 

 

그림 속에는 상반신 누드의 여자 모델이 있다. 숲 속으로 보이는 배경은 거친 붓질로 나무와 잎들의 잔상만 남아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혹은 햇빛에 산란되는 효과다. 그리고 가슴과 배가 드러난 여인은 그 햇빛을 듬뿍 받고 있다. 여인의 몸 역시 가볍고 빠른 붓 터치로 그려져서 르누아르가 인상파 화가답게 형태의 정확한 묘사보다는 순간적으로 변하는 빛의 효과를 살리는데 관심을 쏟았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학구적인 제목이 나타내듯이 그림이 담고자 하는 주제가 아니라, 눈앞의 사물 자체에 집중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것 역시 인상파의 중요한 화풍이다.

모델의 누드는 노랗고 푸른 배경 속에서 하얗게 빛나고 그 몸에 비치는 햇빛의 흔적이 눈부시다. 햇빛은 눈앞에서 끝없이 흔들린다. 몸과 햇빛이 하나가 된다. 햇빛의 알갱이가 뭉쳐져서 몸이 되고, 몸이 빛의 입자로 조각나 버린다. 그녀의 얼굴 역시 나뭇잎을 통과한 빛을 받아 흔들리며 형체가 뭉개진다. 모든 것이 찬란한 빛에 싸인 아늑한 분위기다.

  

 

 

파리미술관 산책 중 – 오르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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